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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강달러와 러스트벨트의 쇠락: 미국 경제의 두 얼굴

by 행복한 투자자 2024. 10. 2.

강달러와 러스트벨트의 쇠락: 미국 경제의 두 얼굴

서론: 달러의 힘, 제조업의 약점

2024년 10월, 미국 경제는 여전히 세계 최강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내부에는 깊은 균열이 존재합니다. 한편으로는 강력한 달러가 미국의 금융 패권을 상징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쇠퇴하는 러스트벨트가 제조업의 몰락을 대변합니다. 이 두 현상은 얼핏 무관해 보이지만, 사실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달러의 양면성

달러 패권의 기원과 현재

미국 달러의 글로벌 지배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브레튼우즈 체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971년 금본위제 폐지 이후에도 달러는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유지해왔습니다. 현재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약 60%가 달러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제 무역의 대부분이 달러로 결제됩니다[2].

CFR(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브래드 셋서는 "미국 국채 시장과 비교할 만한 시장이 없다는 점이 달러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라고 설명합니다[2].

강달러의 혜택

강달러는 미국 경제에 여러 이점을 제공합니다:

  1. 저금리 혜택: 글로벌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수요 증가로 미국 정부는 낮은 이자율로 차입할 수 있습니다.
  2. 구매력 상승: 미국 소비자들은 수입품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3. 금융 제재력: 미국은 달러 기반 국제 금융 시스템을 통해 강력한 경제 제재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의 제재로 3,000억 달러 규모의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이 동결된 사례는 달러 패권의 힘을 잘 보여줍니다[2].

강달러의 부작용

그러나 강달러는 미국 경제, 특히 제조업 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1. 수출 경쟁력 약화: 미국 제품의 해외 가격이 상승하여 수출이 어려워집니다.
  2. 무역적자 심화: 수입은 증가하고 수출은 감소하여 무역적자가 확대됩니다.
  3. 제조업 일자리 감소: 수출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일자리가 줄어듭니다.

러스트벨트의 현재와 미래

러스트벨트의 정의와 역사

러스트벨트는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의 제조업 중심 지역을 가리키는 용어로, 펜실베이니아, 웨스트버지니아, 오하이오, 인디애나, 미시간 하반도, 일리노이 북부, 아이오와 동부, 위스콘신 남동부를 포함합니다[3].

20세기 초중반 미국 산업의 중심지였던 이 지역은 1970년대부터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요 원인으로는 글로벌화, 자동화, 노동 비용 상승 등이 꼽힙니다.

러스트벨트의 쇠퇴 원인

  1. 비교우위 변화: 아시아 등 신흥 산업국의 부상으로 노동집약적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었습니다.
  2. 국내 산업 이동: 노동 비용이 낮은 미국 남부 지역으로 제조업체들이 이전했습니다.
  3. 환율 영향: 1970-80년대 강달러로 인해 미국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었습니다[3].
  4. 부정적 지역 승수 효과: 대규모 공장 폐쇄로 인해 지역 경제 전반이 침체되었습니다.

최근 동향

2019년 데이터에 따르면 러스트벨트 주요 주들의 제조업 일자리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 펜실베이니아: 약 5,700개 감소
  • 위스콘신: 4,100개 감소
  • 미시간: 5,300개 감소[1]

이는 무역 갈등과 강달러의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러스트벨트 재생 노력

최근 미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러스트벨트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1. 제조업 리쇼어링 장려: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미국 내 제조업 투자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2. 신산업 육성: 첨단 제조업, 청정 에너지, 바이오 기술 등 새로운 산업 분야 육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3. 인력 재교육: 기존 제조업 노동자들의 기술 향상 및 새로운 산업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4. 이민자 유치: 일부 러스트벨트 도시들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이민자들을 유치하고 있습니다[7].

강달러와 러스트벨트의 상관관계

수출 경쟁력 약화

강달러는 미국 제조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킵니다.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미국 제품의 해외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져 수출이 어려워집니다. 이는 특히 러스트벨트 지역의 제조업체들에게 큰 타격을 줍니다.

해외 투자 유입

반면, 강달러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됩니다. 이는 미국 금융 시장에 자금을 유입시키지만, 동시에 제조업 부문의 투자를 상대적으로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정책적 딜레마

미국 정부는 강달러로 인한 혜택과 부작용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습니다. 달러 약세 정책은 수출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금융 패권을 약화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 변화와 미국의 대응

탈달러화 움직임

최근 몇 년간 일부 국가들이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탈달러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 중국 등이 이러한 노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에 달러의 지위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2].

미국의 산업 정책 변화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혁신 경쟁법'(USICA), '반도체 과학법'(CHIPS Act) 등을 통해 미국 내 첨단 제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러스트벨트 지역의 산업 구조를 현대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무역 정책의 변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러스트벨트 지역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부에서는 단기적으로 일자리 보호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컸다고 분석합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데이비드 달러와 샌드라 폴라스키는 "트럼프의 철강 관세로 인해 철강을 사용하는 산업들이 25%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했고, 이는 결국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다"고 지적합니다[4].

러스트벨트의 정치적 중요성

스윙 스테이트로서의 역할

러스트벨트 지역은 여전히 미국 대선에서 중요한 스윙 스테이트로 남아있습니다.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이 지역의 표심이 결과를 좌우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경제 정책의 시험대

러스트벨트는 미국의 경제 정책, 특히 제조업과 관련된 정책의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경제 회복 여부는 향후 미국 경제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 전망

제조업의 변화

전통적인 제조업은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첨단 제조업,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 기술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러스트벨트 지역이 이러한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향후 이 지역의 경제 회복을 좌우할 것입니다.

달러의 미래

단기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제 질서의 변화, 디지털 화폐의 등장 등으로 인해 달러의 지위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정책적 과제

미국 정부는 강달러의 혜택을 유지하면서도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균형 잡힌 정책을 펼쳐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또한, 러스트벨트 지역의 경제 다각화와 노동력 재교육 등을 통해 지역 경제의 회복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결론

강달러와 러스트벨트의 쇠락은 미국 경제의 두 얼굴을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이 두 요소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미국 경제 정책의 핵심적인 도전 과제를 대변합니다.

경제적 딜레마

강달러는 미국에 금융 패권과 저금리 혜택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제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러스트벨트의 쇠락은 이러한 강달러 정책의 부작용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미국 정부는 이 두 요소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정책적 대응의 중요성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미국 혁신 경쟁법'(USICA) 등은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들 정책은 미국 내 제조업, 특히 첨단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러스트벨트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글로벌 경제 질서의 변화

한편, 최근의 탈달러화 움직임이나 디지털 화폐의 등장 등은 장기적으로 달러 패권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요인들입니다. 미국은 이러한 글로벌 경제 질서의 변화에 대응하면서도,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사회적, 정치적 함의

러스트벨트의 경제적 어려움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사회적,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 지역의 경제적 불만은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포퓰리즘의 온상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러스트벨트의 경제 회복은 미국의 사회적 통합과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미래 전망

미국 경제의 미래는 이러한 복잡한 요인들의 상호작용에 달려 있습니다. 강달러의 혜택을 유지하면서도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러스트벨트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동시에 새로운 기술과 산업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크 무로는 "미국의 경제 정책은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는 교육, 연구개발,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미국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강달러와 러스트벨트의 문제는 미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와 글로벌 경제 질서의 재편이라는 더 큰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향후 세계 경제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입니다.

에필로그: 변화의 바람

2024년 10월, 러스트벨트의 한 작은 도시에서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보입니다. 한때 철강 공장이 있던 자리에 첨단 배터리 생산 시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 공장은 친환경 자동차 산업의 성장에 발맞춰 설립되었으며,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공장 건설 현장 근처에서 만난 톰 존슨(58세)은 "20년 전 철강 공장이 문을 닫았을 때 우리 마을의 미래가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 새로운 희망이 보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이 작은 변화가 러스트벨트 전체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많은 도전과 어려움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미국 경제의 적응력과 회복력을 보여주는 한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강달러와 러스트벨트의 이야기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이 두 현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상호작용할지, 그리고 미국 경제가 이를 통해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는 앞으로도 세계의 주목을 받을 것입니다. 미국의 경제 정책 입안자들, 기업가들, 그리고 평범한 시민들의 선택과 노력이 이 이야기의 다음 장을 써내려갈 것입니다.

Citations: [1] https://news.bloomberglaw.com/daily-labor-report/manufacturing-jobs-fell-last-year-in-u-s-rust-belt-swing-states [2] https://www.cfr.org/backgrounder/dollar-worlds-reserve-currency [3] https://www.economicshelp.org/blog/glossary/rust-belt-definition-and-meaning/ [4] https://www.brookings.edu/articles/how-have-trumps-trade-wars-affected-rust-belt-jobs/ [5] https://www.economist.com/briefing/2024/08/04/can-kamala-harris-win-on-the-economy [6] https://www.ft.com/content/84abc560-df00-11e6-86ac-f253db7791c6 [7] http://online.wsj.com/article/SB1000142412788732368760457846713423462516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