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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뉴스

EU의 중국산 전기차 고율 관세 부과: 보호주의의 부상인가, 공정 경쟁의 시작인가?

by 행복한 투자자 2024. 10. 5.

EU의 중국산 전기차 고율 관세 부과: 보호주의의 부상인가, 공정 경쟁의 시작인가?

들어가며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45.3%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지형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무역 정책을 넘어 기술 패권, 환경 정책,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반영하고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EU의 결정 배경부터 향후 전망까지 다각도로 분석하여 이번 조치가 가져올 파급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EU의 결정 배경: 보조금 논란과 시장 점유율 급증

EU의 이번 결정은 중국 정부의 과도한 보조금 지급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시작했고, 그 결과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업체들에게 세금 혜택, 저리 대출 등 다양한 형태의 보조금을 제공해 왔다고 판단했다[1].

이러한 보조금 정책으로 인해 중국산 전기차의 EU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증가했다. 2021년 3%에 불과했던 중국산 전기차의 EU 시장 점유율은 2023년 8%로 급증했고, 이대로 가면 2025년에는 15%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었다[1]. 이는 EU 자동차 산업의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었다.

관세 결정의 세부 내용

EU 집행위원회가 확정한 관세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관세율: 기존 10% 일반관세에 더해 7.8%~35.3%의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최종 관세율은 제조업체에 따라 17.8%
    45.3%가 된다[2].
  2. 적용 기간: 2024년 10월 31일부터 5년간 적용된다[2].
  3. 제조업체별 차등 적용:
    • 테슬라: 17.8%
    • 지리자동차: 28.8%
    • 상하이자동차(SAIC): 45.3%[2]
  4. 적용 대상: 중국에서 생산되어 EU로 수출되는 모든 전기차에 적용된다. 여기에는 중국 브랜드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생산되는 외국 브랜드의 전기차도 포함된다[1].

 

중국의 반응과 대응 전략

중국 정부와 기업들은 EU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보호무역주의 방식"이라고 비난하며, 이번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4].

중국의 대응 전략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1. WTO 제소: 중국은 EU의 조치가 WTO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공식적인 분쟁 해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2. 보복 관세: 중국은 EU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제품, 와인, 자동차 부품 등이 주요 대상이 될 수 있다.
  3. 협상 지속: EU와의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관세율 인하 또는 적용 연기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EU도 중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2].

EU와 중국 전기차 시장에 미칠 영향

EU 시장

  1. 가격 상승: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EU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기적으로 전기차 보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2. EU 제조업체 경쟁력 강화: 고율 관세로 인해 EU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단기적으로 경쟁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혁신 동력이 약화될 우려도 있다.
  3. 공급망 재편: EU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역내 또는 다른 지역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시장

  1. 수출 감소: EU로의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 내수 시장 집중: 수출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은 내수 시장과 다른 신흥국 시장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3. 기술 혁신 가속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관세 장벽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intensify될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

  1. 글로벌 공급망 재편: EU의 결정은 전기차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할 것이다. 특히 배터리와 핵심 부품 생산 기지의 다변화가 예상된다.
  2. 기술 경쟁 심화: EU와 중국 간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면서 더욱 치열한 기술 경쟁이 예상된다. 이는 전기차 성능 향상과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
  3. 제3국 생산 기지 부상: 베트남, 인도 등 제3국이 새로운 전기차 생산 기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지형도를 크게 바꿀 수 있다.
  4. 환경 정책과의 충돌: 고율 관세로 인한 전기차 가격 상승은 각국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에 따라 환경 정책과 산업 정책 간의 조화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향후 EU-중국 무역 관계 전망

  1. 협상의 장기화: EU와 중국은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타협점을 찾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2. 무역 갈등의 확산: 전기차를 넘어 다른 산업 분야로 무역 갈등이 확산될 수 있다. 특히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3. 다자간 협력 체제 모색: 양자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WTO 개혁이나 새로운 다자간 협력 체제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4. 기술 표준 경쟁: 전기차 관련 기술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향후 시장 지배력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론

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결정은 단순한 무역 정책을 넘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다. 이는 보호무역주의의 부활인 동시에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으로도 볼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EU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점유율 하락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번 결정이 오히려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혁신을 촉진하고, 더 균형 잡힌 국제 무역 질서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향후 EU와 중국 간의 협상 결과, 그리고 다른 국가들의 반응에 따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다. 따라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번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고,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자유 무역과 공정 경쟁, 환경 보호와 산업 발전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어떤 새로운 국제 무역 질서가 형성될지, 그리고 그것이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Citations:
[1] https://www.electrive.com/2024/10/04/eu-member-states-vote-in-favour-of-special-tariffs-for-chinese-evs/
[2] https://www.etnews.com/20241004000175
[3] https://www.economist.com/business/2024/06/12/the-eu-hits-chinas-carmakers-with-hefty-new-tariffs
[4]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100459897
[5] https://www.yna.co.kr/view/AKR2024100414180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