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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디지털 시대의 금융 불안: SVB사태에서 보는 스테이블 코인발 뱅크런 가능성

by 행복한 투자자 2024. 10. 10.

디지털 시대의 금융 불안: 미국 지방은행 위기에서 스테이블코인의 도전까지

서론: 새로운 형태의 금융 불안정성

2023년 3월, 미국 금융계를 뒤흔든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붕괴는 단순한 은행 파산 사건을 넘어 디지털 시대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을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과 새롭게 부상하는 암호화폐 생태계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동시에, 금융 안정성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제기했다. 특히 테더(Tether)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의 잠재적 위기 가능성은 SVB 사태와 유사한, 그러나 더욱 복잡하고 글로벌한 형태의 금융 불안정성을 예고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미국 지방은행의 뱅크런 문제와 테더의 잠재적 위기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분석하고, 이것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탐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금융 리스크와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1. 미국 지방은행 위기의 해부

1.1 SVB 사태의 본질

2023년 3월 10일, 실리콘밸리은행의 붕괴는 미국 금융 시스템에 충격을 주었다. 209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SVB의 파산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은행 파산이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1. 자산-부채 불일치: SVB는 고객 예금의 상당 부분을 장기 국채에 투자했다. 금리 상승으로 이 국채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은행의 자산 가치가 급감했다.
  2. 고객 집중 리스크: SVB의 주요 고객층이 테크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이었다는 점이 위기를 가속화했다. 이들 고객의 집단적인 예금 인출 요구가 뱅크런으로 이어졌다.
  3. 소셜 미디어의 영향: 디지털 시대의 특성상, 소셜 미디어를 통한 정보의 빠른 확산이 뱅크런을 가속화했다.

FDIC 의장 마틴 그루엔버그는 이에 대해 "SVB 사태는 금리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고객 집중도 관리의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1.2 시스템적 취약성 노출

SVB 사태는 개별 은행의 문제를 넘어 미국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냈다:

  1. 규제의 사각지대: 도드-프랭크 법 개정으로 중소형 은행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이들 은행의 리스크 관리가 소홀해졌다.
  2. 금리 상승의 영향: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은행들의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3. 디지털 뱅킹의 취약성: 온라인 뱅킹의 보편화로 예금 인출이 더욱 쉬워졌고, 이는 뱅크런의 위험을 높였다.

2. 테더의 구조와 잠재적 취약성

2.1 스테이블코인의 부상

테더는 현재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의 스테이블코인이다. 1 USDT = 1 USD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테더는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테더의 구조와 운영 방식은 SVB와 유사한, 혹은 더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2.2 테더의 잠재적 취약점

  1. 준비금의 불투명성: 테더는 모든 USDT에 대해 1:1로 달러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완전한 감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2. 준비금 구성의 문제: 테더의 준비금은 현금뿐만 아니라 상업어음, 회사채 등 다양한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SVB의 자산 구성과 유사한 리스크를 내포한다.
  3. 규제의 부재: 테더는 전통적인 금융 기관과 달리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고 있어, 리스크 관리가 미흡할 수 있다.
  4. 시스템적 중요성: 테더는 암호화폐 거래의 주요 매개체로, 그 붕괴는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뉴욕대 경영대학원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테더의 붕괴는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3. SVB 사태와 테더 위기의 유사성과 차이점

3.1 유사점

  1. 자산-부채 불일치: SVB와 테더 모두 단기 부채(예금 또는 USDT)에 대해 장기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 위기에 취약하다.
  2. 신뢰 기반 시스템: 두 경우 모두 고객의 신뢰에 크게 의존하며, 신뢰 상실 시 급격한 자금 인출(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
  3. 디지털 시대의 취약성: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빠른 정보 확산이 위기를 가속화할 수 있다.

3.2 차이점

  1. 규모와 영향력: 테더의 시가총액(약 830억 달러, 2023년 기준)은 SVB의 자산 규모를 크게 상회하며, 그 영향력은 글로벌 차원에 미친다.
  2. 규제 환경: SVB는 은행 규제를 받았지만, 테더는 상대적으로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
  3. 고객 기반: SVB는 주로 미국 내 테크 기업을 고객으로 했지만, 테더의 사용자는 전 세계에 분포해 있다.
  4. 위기 대응 메커니즘: SVB의 경우 FDIC와 같은 안전장치가 있었지만, 테더의 경우 이러한 공식적인 안전장치가 부재하다.

4. 잠재적 시스템 리스크와 글로벌 영향

4.1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영향

테더의 붕괴는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다. 테더는 비트코인 거래의 주요 매개체로, 그 붕괴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의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손실에 그치지 않고, 암호화폐를 활용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기술 혁신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4.2 전통 금융 시스템으로의 전이 위험

테더의 위기는 암호화폐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전통 금융 시스템으로 전이될 수 있다:

  1. 은행 시스템과의 연계: 테더의 준비금 중 상당 부분이 은행 예금과 상업어음 형태로 보유되고 있어, 테더의 붕괴는 이들 은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 기관 투자자의 손실: 최근 기관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투자가 증가하고 있어, 테더 위기로 인한 손실이 전통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3. 신뢰의 연쇄 붕괴: 테더와 같은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붕괴는 디지털 자산 전반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더 광범위한 금융 불안을 촉발할 수 있다.

4.3 국제 금융 시스템에 대한 도전

테더의 글로벌한 사용은 국제 금융 시스템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한다:

  1. 국경 간 자금 이동: 테더는 국경 간 자금 이동의 주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어, 그 붕괴는 국제 자금 흐름에 혼란을 줄 수 있다.
  2. 규제의 어려움: 테더의 탈중앙화된 특성은 각국 규제 당국의 개입을 어렵게 만들어, 위기 대응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3.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 테더의 광범위한 사용은 미국 달러의 국제적 지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국제 금융 질서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5. 규제적 도전과 대응

5.1 현행 규제의 한계

테더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현행 규제 체계는 여러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1. 법적 정의의 모호성: 스테이블코인이 화폐인지, 증권인지,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금융 상품인지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가 부재하다.
  2. 국제적 협력의 부재: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규제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 체계가 미비하다.
  3. 기술 발전 속도와의 괴리: 빠르게 진화하는 블록체인 기술과 규제 사이의 간극이 존재한다.

5.2 새로운 규제 접근법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새로운 규제 접근법이 논의되고 있다:

  1. 준비금 투명성 강화: 테더와 같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해 정기적이고 독립적인 감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2. 자본 요구사항 도입: 은행과 유사한 수준의 자본 요구사항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3. 국제 협력 체계 구축: G20, 금융안정위원회(FSB) 등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국제적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4.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 일부 국가에서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대안으로 CBDC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예금과 유사한 기능을 하고 있으며, 따라서 유사한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6. 미래 전망과 가능한 시나리오

테더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로 전개될 수 있다. 각 시나리오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상이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6.1 긍정적 시나리오: 안정적 성장과 규제 조화

이 시나리오에서는 테더를 비롯한 주요 스테이블코인들이 투명성을 높이고 적절한 규제를 수용하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한다.

  • 준비금 투명성 강화: 정기적이고 독립적인 감사를 통해 준비금의 안정성이 확보된다.
  • 규제 체계 확립: 국제적으로 조화된 규제 프레임워크가 구축되어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이 제도적으로 보장된다.
  • 금융 혁신 촉진: 안정적인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금융 서비스와 기술 혁신이 가속화된다.

이 경우, 스테이블코인은 국제 금융 시스템의 중요한 일부로 자리잡게 되며, 글로벌 금융 포용성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

6.2 중립적 시나리오: 제한적 성장과 부분적 규제

이 시나리오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현재의 불확실성을 유지한 채 제한적으로 성장한다.

  • 부분적 규제 도입: 일부 국가에서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지만, 글로벌 차원의 일관된 규제는 실현되지 않는다.
  • 시장 분화: 규제를 준수하는 '안전한' 스테이블코인과 그렇지 않은 코인으로 시장이 양분된다.
  • 제한적 사용: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이 주로 암호화폐 거래에 국한되며, 전통 금융 시스템과의 통합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진다.

이 경우, 스테이블코인은 현재와 유사한 수준의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암호화폐 생태계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하게 된다.

6.3 부정적 시나리오: 테더의 붕괴와 시스템적 위기

이 시나리오는 테더의 준비금에 대한 의혹이 현실화되어 대규모 환매 사태가 발생하는 경우다.

  • 신뢰 붕괴: 테더의 준비금 부족이 확인되면서 USDT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무너진다.
  • 뱅크런 발생: USDT 보유자들의 대규모 환매 요구가 이어지면서 테더는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다.
  • 시장 전이: 테더의 붕괴가 다른 스테이블코인과 주요 암호화폐로 전이되면서 전체 암호화폐 시장이 붕괴한다.
  • 전통 금융 시스템 영향: 암호화폐 시장의 붕괴가 전통 금융 기관들의 손실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금융 위기가 촉발된다.

이 시나리오는 2008년 금융위기와 유사한, 혹은 그 이상의 충격을 글로벌 경제에 줄 수 있다. 특히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의 경계가 모호해진 현재 상황에서 그 파급효과는 더욱 클 수 있다.

7. 결론: 새로운 금융 질서를 향한 도전

테더를 비롯한 스테이블코인의 부상은 단순한 기술적 혁신을 넘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SVB 사태가 보여준 전통적 은행 시스템의 취약성과 테더가 내포한 새로운 형태의 금융 리스크는 모두 디지털 시대의 금융 안정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1. 규제의 혁신: 기존의 규제 체계로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 서비스를 적절히 관리할 수 없다. 기술의 혁신 속도에 맞춘 유연하고 선제적인 규제 접근이 필요하다.
  2. 국제적 협력: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한 특성을 고려할 때, 개별 국가 차원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 G20, IMF, BIS 등을 통한 국제적 협력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3. 금융 리터러시 제고: 복잡해지는 금융 환경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금융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암호화폐와 관련된 리스크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4. 기술과 금융의 균형: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금융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프린스턴대학교의 경제학자 마크 플래머리는 "우리는 지금 19세기 말 중앙은행 제도가 확립되던 시기와 유사한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화폐는 기존 통화 시스템과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를 요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테더의 잠재적 위기는 단순히 하나의 금융 상품에 대한 우려를 넘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금융 질서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기술 혁신, 금융 안정성, 그리고 경제적 효율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한 전 지구적 차원의 고민을 요구한다. 우리가 이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21세기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모습이 결정될 것이다.

Cit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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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https://xangle.io/en/insight/research/62a04a34ebecf8bc8068ffe1
[4] https://utorg.pro/blogs/what-is-tether-and-how-does-it-work/
[5] https://corporatefinanceinstitute.com/resources/cryptocurrency/tether/
[6] https://www.cryptoglobe.com/latest/2024/08/jpmorgan-research-warns-of-europes-crypto-regulation-impact-on-tether-usdt/
[7] https://www.scielo.org.mx/scielo.php?lang=pt&pid=S0185-16672023000300037&script=sci_arttext
[8] https://www.spglobal.com/ratings/en/research/pdf-articles/231212-stablecoin-stability-assessment-tether-usdt-101590837
[9] https://notabene.id/post/tether-deploys-notabenes-travel-rule-solution-for-cross-border-payments
[10] https://kriptomat.io/cryptocurrency-prices/tether-usdt-price/what-is/
[11] https://mpra.ub.uni-muenchen.de/117948/1/Stablecoins.pdf